국내시장 중심의 자동차산업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동수 |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장 박사

CO2는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과 함께 태양으로부터 온 열이 모두 반사되지 않고 대기 중에 남아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온실가스' 역할을 하지마는 균형이 깨어져 과다하게 되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

CO2는 전체 대기의 약 0.038%를 차지하고 있어 질소 78%, 산소 21%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나 활발해진 산업화의 부산물로 과학자들은 대기 중 CO2의 양과 기온 변화 사이에 상관관계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들은 저마다 지구를 덥게 만드는 능력이 달라 유엔산하 국제기구인 IPCC(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가 정한 '지구온난화지수’로 비교하면 CO2를 1로 보았을 때, 메탄은 21, 아산화질소는 310에 해당한다고 하므로 지금은 CO2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1차 규제 대상이 되고 있지마는 최근 천연가스 사용의 증가로 인해 조만간 메탄 등의 2차 규제도 임박하고 있음은 이미 예고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쨌든 기후변화협약시대를 맞이하여 당분간은 CO2저감이 전세계 산업정책의 우선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 정부도 자동차 연비규제를 강화하기로 하였고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CO2 배출 규제강화는 더 탄력을 받고 있고, 화석연료의 고갈로 고유가 시대의 재등장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므로,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의 정책에는 지금까지 비중을 두어왔던 친환경성보다 CO2저감과 관련되어 효율향상이 우선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각 국가마다 친환경, 고효율성을 기본으로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나름대로의 전략적 그린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유럽은 경유차로 성공하여 클린디젤차에 계속 주력하고 있고, 일본은 하이브리드차로 절반의 성공을 이루어 계속 주력하면서 경유차 전략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은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로 실패하여 이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전환하는 등 제각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정책과 관련하여 표1에서와 같이 각 자동차별로 친환경, 고효율, 시장경쟁력 세가지 주요 항목에 대해서 비교해 보면 향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정책이나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일본이 선점하고 있고 일본의 특허장벽으로 연비 30km/l 이상으로의 기술적 접근이 어려운 현실에서 일본차가 중국현지 공장에서 생산될 경우 20km/l 정도 어슬픈 수준의 우리나라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과연 어느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며, LPI 하이브리드차 인들 유류세 특혜로 우리나라 시장은 일부 형성이 될지 몰라도 세계시장 형성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수치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그린카 정책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표1. 각 자동차별 향후 친환경, 고효율, 시장경쟁력 특성 비교

조건 차종

CO2저감
(고효율)

친환경

세계시장 점유성
(규모/기술/가격)

가솔린 차

2

2

3

LPG/CNG차

2

2

2

LNG차

2

2

1

클린 디젤차

3

2

4

HEV

3

3

2

LPi-HEV

2/3

3

2

P-HEV

3/4

4

2

FCV

4

5

1

3/4

3/4

4

한국형 미래차

압축점화 연소 방식인 디젤엔진을 장착한 경유차는 그림1에서와 같이 전기점화식 연소 방식인 LPG, CNG 를 포함해서 가솔린 차보다 효율 면에서는 약 20-30 % 정도 우수하다. 또한 생산가격 면에서도 가솔린차보다는 조금 고가이나 하이브리드차보다는 훨씬 저렴하여 경유차의 우수함을 알 수 있다. 그레서 서유럽에서는 경유승용차 보급이 가솔린 승용차를 능가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러한 경유차 산업정책의 결과로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시대에 승리자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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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별 생산가격과 CO2 저감효과 비교

옛날의 디젤엔진은 효율은 좋으나 PM(입자상 물질), NOx와 같은 emission을 배출하는 단점이 있어 연료의 저유황화, 후처리장치의 장착 등으로 많이 개선이 되어 친환경차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리고 최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엔진 흡배기 및 연료공급 계통의 개선, 청정 디젤대체연료(Bio-Diesel, GTL)로의 대체 기술 등이 확보 등 클린디젤 기술이 개발되어 친환경 수준을 더욱 높이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유승용차 개발에 앞서 가고 있어 유럽시장 진출 활성화 등으로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 시대라는 쓰나미 속에서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 미국의 자동차 연비규제 강화를 계기로 경유차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되면 향후 10년 정도는 국제 시장에서 경유차만으로도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는 경유차 대신 CNG시내버스 및 LNG상용차의 보급 확대와 운행 중인 경유차량의 LPG화 개조에는 정부보조금까지 지원하면서 장려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경유차에는 환경개선부담금 부여와 경유택시 운행 불허 등 경유차 보급에 반대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경유차 국내 보급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므로 국내시장 기반 없는 해외 시장진출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 경유차 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가속도를 못 내고 주춤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CNG(압축천연가스)나 LNG, LPG는 가솔린 대체연료이므로 기존 압축착화식 디젤엔진을 전기점화식으로 개조해야 하므로 효율은 저하되고 개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옛날 친환경 만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는 몰라도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협약시대에 CO2감축과 고효율화에 역점을 두어야 하는 시대에 정부가 국고를 지원하면서 장려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므로 시급히 재고 되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물류체계 구축이라는 명분으로 장거리 운행용 대형 경유트럭을 LNG차량으로 대체하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으나 도심지 외부를 주로 운행하므로 대기오염 개선효과도 적고 LNG엔진은 전기점화방식이라 효율이 저하되고, 천연가스는 영하 161도 이하로 유지해야 액체상태가 되므로 고가의 극저온 연료탱크가 추가되어야 하고 또한 연료탱크에 안전밸브가 있어 내외부 온도차로 인한 연료의 기화로 내부압력 상승 시 메탄이 방출되므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되는 점 등 문제점도 많고 현 시대에 역행하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국고지원 하에 진행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경유차량에 후처리나 청정디젤대체연료를 사용하면 효율과 친환경, 그리고 시장경쟁력 세박자를 모두 민족하는 정답이 있는데도 효율도 나쁘고 CO2저감효과도 없는 LPG/CNG/LNG 차량 보급 사업에 국고를 소비하고 기후변화협약 시대에 역행하게 되면 그나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살리고 있는 경유차 산업 마져 발전을 방해하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될 수가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기후변화협약시대에 성공한 유럽의 클린디젤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정부의 지원으로 국내 시장 부터 보급 활성화하고 클린디젤 기술을 조기 업그레이드 하여 향후 약 10년 정도는 경유차로 세게시장에서 자리를 지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동안 선진국의 특허장벽으로 난공불락인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전지 같은 기 상업화된 기술을 꾸역꾸역 따라가지 말고 신개념의 하이브리드나 신개념의 전기차, 우리의 장점인 IT와 BT 기술이 융합된 첨단지능형 자동차 등 우리 고유의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한 기술을 선택하여 약 10년 정도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10년 후 우리 고유기술로 한국형 미래차를 개발하여 우리도 특허장벽을 치고 새로운 세계시장을 선점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기후변화협약시대를 맞이하여 국가별로 추진하고 있는 녹생성장정책은 단기적인 문제해결에 급급한 근시안적인 정책이나 기존기술의 무모한 추종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