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를 높이는 운전습관 “에코 드라이빙”
김필수 |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작년 말부터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경기침체가 언제까지 갈이지 가늠하기 힘든 시기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전 분야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히 자동차 분야의 어려움은 눈에 띨 만큼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연비가 좋은 소형차 위주로 차량 개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고 친환경 고연비 자동차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2005년 2월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1990년 수준의 지구온난화 가스를 2012년까지 5.2%로 줄이기로 합의를 하면서 이산화탄소 저감 문제는 세계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작년 말 유럽에서는 1Km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소형차의 판매가 증가할 정도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여 가입을 하지 않았던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도 오는 2013년 제 2차 교토의정서에는 의무 가입이 기정사실화될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고,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자동차 연비 강화 발표를 통하여 미리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할 정도로 세계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 9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면서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세계 2위인 우리나라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당장의 현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은 오직 에너지 절감의 방법 밖에 없는 만큼 세계는 에너지 줄이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이다. 올 초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인류의 제 5의 에너지를 선언하면서 기존의 석유, 원자력 등 원천적인 에너지원을 대신하여 인류의 제 5의 에너지는 에너지 절감이라고 할 정도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낭비를 줄이고 절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선언하였다. 각 국가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중 산업 분야나 기초 기반 기술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줄이기가 매우 어려운 반면에 수송 분야를 차지하는 약 20% 정도는 각종 운동 및 캠페인 활동을 통하여 절감할 수 있다고 간주하고 이를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이른 바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 드라이빙” 운동이다.
이 운동은 평상 시의 운전방법을 개선하여 낭비되고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쳐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자는 개인적 운동이다. 이 운동을 통하여 적게는 약 10%에서 많게는 40% 이상까지 에너지를 줄일 수가 있다. 이렇게 에너지 절감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저감의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한 템포 느린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급감할 정도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단점이 없는 최고의 운동이다. 2003년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보급되어 유럽 10개국으로 번지고 있고 2004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우 전체적으로 6%에 이를 정도로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타나 최고의 이산화탄소 저감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년 후반에는 에너지 문제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느슨한 입장인 미국이 본격적으로 에코 드라이빙 운동을 시작하여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10개 주로 퍼지고 있을 정도이다. 전 세계적으로 곧 20개국 정도로 확대되는 세계적 운동으로 승화되고 있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낭비는 크고 절약 습관은 적으며, 교통사고는 세계 최고 수준일 정도로 성격은 급하고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2013년 제 2차 교토의정서에 가입이 확실 시 되어 이산화탄소 문제는 작금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상기한 각종 국내 문제를 확실하게 풀기 위한 방법이 바로 “에코 드라이빙”운동인 것이다. 조금만 체계적으로 노력할 경우 선진 외국보다 훨씬 효과가 커서 에너지 절감이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탁월하게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 작년 초반부터 민간 차원에서 시작된 국내의 에코 드라이빙 운동은 하반기 본격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고려하기 시작했고 어떤 체계로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지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에코 드라이빙“ 운동은 철저한 개인의 운전습관의 개선을 통한 운동인 만큼 효과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효과가 나타나는 일본의 경우도 단체나 회사 차원에서 각종 인센티브제를 통하여 활성화에 노력하여 효과가 나타났으나 개인적 차원에서는 효과가 적어 아직도 방법에 대하여 큰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끌어들여 운전습관을 경제적 방법으로 세뇌시키는 가이다. 국내의 경우는 더욱 고민이 많은 실정이다. 운전 습관 급하여 에너지 소모나 교통사고가 많은 만큼 철저한 추진체계와 적극적인 홍보방법이나 캠페인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역시 더욱 중요한 것은 개인적 차원이나 단체 차원의 인센티브제이다. 경차 등 각종 혜택에 많이 습관화된 우리나라의 경우 인센티브제를 통한 지원이 없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담당 부서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에코 드라이빙”의 첨병 역할은 각 국가별로 “에코 드라이빙 10계명”이다. 약 10여 가지를 지정하여 친환경 경제 운전을 유도하여 개인에게 맞는 운전습관을 정착화 시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작년 말 환경부의 “친환경 운전 10계명”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정속도 유지, 연료 차단기능을 활용한 관성 운전, 급발진 급가속 급정거 등 이른바 3급 방지, 공회전 방지, 필요 없는 짐 내리기, 정기적인 차량 점검, 적정 공기압 유지하기 등 다양한 효과를 홍보하여 경제 운전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하여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에코 드라이빙 교재나 교육 프로그램, 강사 양성, 인센티브제 고안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우선 정책과제를 통하여 “에코 드라이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한국형 모델 정립과 필수적으로 개발하여야 할 사항 등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말에도 국회에서 “에코 드라이빙 정책 간담회”를 준비하여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형 에코 드라이빙 교재와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각종 홍보 자료 등도 제작되어 국민과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 본 연구를 수행하는 필자로서도 가장 모법국가인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우리에게 맞는 한국형 모델을 정립하여 빠른 기간 내에 정착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에코 드라이빙”방법은 무작정 시행하기 보다는 체계적으로 단계별로 진행하여야 한다. 우선 개인적인 운전습관을 고치는 1단계 방법, 즉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이 있고 자동차의 시스템적인 업그레이드 방법을 구사하여 연비 등을 높여주는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있다. 즉, 에코 인디케이터 같은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에코 엑셀 시스템, 공회전 제한장치 등을 활용하면 운전자의 경제 운전을 유도하여 더욱 높은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 저감을 구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통 인프라를 지능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도심지의 사거리 등 교통 요지에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지역을 운행하는 차량과의 정보소통을 통해 교통사고는 물론 신호등에 정지하지 않고 정속으로 지나갈 수 있는 정보 등을 교환하여 원활한 교통소통은 물론 정지 시의 에너지 낭비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이다. 세계적으로는 2단계까지 진행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독일 등 일부 지역에서 3단계 방법을 이제 개발하기 시작하여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시작한 우리나라는 아직 에너지 절감이나 이산화탄소 등에 대한 절박감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낭비, 교통사고 등 각종 지수에서 최악인 우리의 입장에서 정부나 국민의 인식을 바꾸고 우리의 일상 생활 자체를 에너지 절감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 비하여 늦게 시작하였지만 조금만 노력한다면 선진국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월등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형 에코 드라이빙”세계의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 저감의 표준과 모범이 되기를 바라면서 가일층 최선의 노력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