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개정안
통과의 의미와 클린디젤 자동차 육성

이명규 | 한나라당 대구·북갑 국회의원 

image지금 전 세계는 녹색성장을 통한 친환경에너지 사회의 구현이 중요한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이를 연계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에너지 효율성 향상 및 고효율 자동차 개발,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및 에너지 인프라 혁신을 경제위기 극복의 핵심전략으로 채택한 배경이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다.

특히 5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로즈 가든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강화된 자동차 연비·배기가스 규제안을 발표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2016년까지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자동차는 L당 평균 15.1㎞(갤런당 35.5마일)의 연비 기준을 맞춰야 하고, 배기가스 배출량 역시 지금보다 3분의 1 정도 줄여야 하며, 차종별로 승용차는 L당 16.6㎞, 소형 트럭은 12.8㎞가 기준이다.

뉴욕 타임스는 20일 이번 조치를 “대통령의 깨끗한 한판승”이라고 보도했다. 연비 규제 관련 법안은 당초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직접 제출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차 업계는 연비가 좋은 고효율의 엔진을 개발하는 게 발등의 불이 됐다. 고효율 엔진이 장착된 만큼 소비자도 2016년엔 차를 살 때 대당 평균 1300달러를 더 내야 할 전망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수출하는 차 가운데 새 연비 기준을 맞추는 차종은 하나도 없다. 올 하반기 미국에 출시될 기아차 포르테 가솔린 5단 수동(L당 16.1㎞)이 겨우 이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 포르테보다 연비가 더 좋은 차종으로는 소형 디젤 차량이 있지만, 미국의 대기환경 기준에 걸려 수출을 못한다.

연비가 좋은 차를 생산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 일본 업체들이 이번 규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혼다는 이미 하이브리드카와 소형 차 상당수가 새 연비 기준을 맞추고 있다. 유럽의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개발한 친환경 디젤 엔진이 새 연비 기준을 웃도는 연비를 낸다. 고급 차가 주력인 벤츠·BMW·아우디 역시 현대·기아차보다 앞선 친환경 디젤 엔진을 개발해 놨다. 친환경차 개발에 상대적으로 뒤진 현대·기아차엔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고효율 자동차 개발을 성장동력으로 꼽고 클린 디젤 자동차에 주목했다. 클린 디젤 자동차는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친환경차로 재탄생한 디젤 자동차로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경쟁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클린 디젤 연구와 성과는 놀랍다. 미국은 에너지부의 전략에 따라 50% 이상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는 상용엔진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유럽은 작년 1월에 발표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2015년까지 자동차제작사의 차량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수준을 km당 125g 이내로 줄이고 디젤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럽의 클린 디젤 차량은 미국에 진출하여 일본의 하이브리드 차량과 경쟁한다. 벤츠의 블루테크 등 첨단 디젤엔진은 미국의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고, 미 정부에서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디젤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인정받았다. 일본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보급이 전무한 상황이지만 최근 배출가스 청정화의 진전으로 클린 디젤차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9월 이후 순차적으로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일본은 수년 전부터 클린 디젤 자동차를 준비했다. 2005년 4월 교토의정서 목표달성계획 수립을 위한 각의에서 가솔린 승용차와 손색이 없는 배출가스 성능을 갖는 클린 디젤 자동차를 개발하는 경우 보급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2007년 5월 ‘차세대 자동차·연료 선점에 관한 간담회’에서 클린 디젤차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신연료 도입,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중요성을 인정했다.

2008년 3월 교토의정서 목표달성계획 수립을 위한 각의에서는 클린 디젤 자동차 등 연료소비효율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클린 디젤 추진위원회’를 가동하여 디젤의 이미지 개선 전략, 인센티브 제도, 정부조달 및 GTL·바이오 연료 같은 신연료 전략과 연계한 보급촉진 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길을 고집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본 의원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해 친환경자동차의 범위에 클린 디젤 자동차를 포함시켰고,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제부터 우리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미래 성장동력 산업인 클린 디젤 자동차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정부의 R&D예산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특히 본 법안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개정이후 즉시 효력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여 ‘10년 예산에 클린 디젤 자동차관련 예산이 반영될 수 있게 하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을 새겨야 할 상황이다. 당장 2016년부터는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L당 평균 15.1㎞(갤런당 35.5마일)의 연비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연비 효과, 이산화탄소 문제 및 경제성을 고려할 때 클린 디젤 자동차가 중단기적으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의원은 이 자리를 빌어 유럽이나 일본보다 뒤진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 디젤 전용 자동차 개발 및 부품산업 육성 지원, 수요 진작 및 보급 촉진을 위한 유가 우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이 마련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