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린카 개발 동향과 그 시사점

용규 | 한국기계연구원 그린환경기계연구본부 선임연구원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의 고용 규모는 제조업 전체 고용 규모의 9.0%,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12%(108조 억원)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비중이 큰 효자 산업 분야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나타난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자동차 판매량의 감소는 자동차 산업에서 기존의 생산과 설비 시설의 과잉 공급 현상의 해결 및 제조업체 간의 경쟁에 따른 구조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 구조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인 위기 상황과 더불어,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의 강화라는 새롭게 극복하여야 할 과제가 등장하였다.

즉, 화석 연료의 고갈에 따른 미래 에너지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과 기후 변화 협약 등에 따른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는 석유에너지의 57.8%를 수송부문에 소비하고(에너지 통계연감, 2006년), 자동차 생산 규모가 세계 5위(한국자동차공학회 통계, 2007년)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기술 개발 방향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송용 자동차용 새로운 청정 연료의 발굴과 개발, 그리고 고효율 친환경 자동차 관련 기술의 개발은 향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관련 기술력의 확보가 향후 세계 경쟁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최선의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자동차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유럽에서의 고효율 친환경 자동차 관련 기술 개발 정책 및 동향을 소개하고, 이러한 동향이 최근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카 개발 사업에 시사하는 바를 기술하고자 한다.

유럽의회는 2008년 12월 차량의 중량과 관계없이 승용 및 상용 신규 제작 자동차에 대하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향후 6년 동안 단계적으로 적용하여 2015년에는 130g/km(가솔린엔진의 경우 연비 17.9km/리터, 디젤엔진의 경우 연비 20km/리터에 해당함)이하를 배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통과시키고 2009년 이사회에서 위 법안의 채택 절차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이러한 유럽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강제규제 입법화는 기존의 자율 규제 목표인 140g/km(2009년 기준)의 달성이 불확실하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같이 유럽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CO2 저감을 위한 환경 기술의 개발에 선도적인 위치에 있으며 유럽 내의 자동차 제작사는 물론, 유럽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제작사에게도 이 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비중을 더욱 증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은 1994년에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작사를 중심으로 EUCAR(European Council for Automotive R&D)를 발족하였으며, 2001년 R&TD 마스터 플랜 2000을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의 진행 방향은 크게 “에너지, 환경 그리고 자원(Energy, Environment and Resources)”, “주행 안정성(Road Safety)”, “교통시스템(Mobility and Transport)” 세 가지 분야로 나눠져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R&D 지원을 통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사회 도의적 책임에 대한 대응 기술의 개발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연구 분야 중, “에너지, 환경 그리고 자원” 분야에서는 환경 친화적인 재생에너지의 개발에 바탕을 둔 지속적으로 에너지 공급 가능한 수송 시스템(Sustainable transport system)의 개발을 목표로 미래 연료(Future fuel) 기술, 기존의 파워트레인 시스템의 개선기술(advanced conventional powertrain technology), 신개념 파워트레인 기술(alternative powertrain technology) 등으로 세분화되어 진행되고 있다.

미래 연료 기술 분야에서는 우선, CLEAN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의 디젤엔진에서 연료 자체의 품질향상을 위하여 입자상 물질의 전조 물질인 황 함유물과 방향족 탄화수소 성분을 저감하기 위한 연료 개발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DIGAFA 프로젝트는 기존의 가솔린엔진보다 효율을 15~20% 향상 시킬 수 있는 직분식 가솔린엔진(GDI, Gasoline Direct Injection)에 적용 가능한 최적의 연료 개발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분야에서는 기존의 화석연료와 CNG 등과 같은 가스 연료의 혼합 사용 기술, 연료의 연소 특성이 우수한 개질 연료의 제조 및 적용 기술의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CO2 배출이 없는 재생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uropean Well-to-Wheels study와 Future Fuel Initiative 프로젝트 등이 이러한 CO2 free 연료 개발을 위한 정책과제로 진행 중에 있으며, 바이오 연료 및 첨가제 개발, 친환경 윤활유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파워트레인 기술 분야에서는 미래 수송용 연료의 다변화에 따른 수송용 엔진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GET 프로젝트는 디젤엔진에서 엔진의 소형화 및 터보차져(tubo-charger)를 적용한 엔진 고출력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며, EU-DIESEL 과 TRUETEC 등과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디젤엔진의 후처리 장치 개발을 통한 배기 저감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와 병행하여 SUVA와 FUERO 프로젝트에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스템과 연료전지의 차량 적용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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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에서의 저탄소 배출 자동차의 개념은 기존의 석유 연료의 품질 개선과 다양한 제원의 연료 적용 기술 등과 같은 미래 대응 연료 기술의 개발과 기존의 가솔린/디젤 엔진의 친환경 고효율화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연소 방식의 엔진기술과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 자동차 등과 같은 신기술이 병존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응 기술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린카의 개념은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 기술적 수준에서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경제성 및 Well-to-Wheel 분석에 근거한 온실 가스 배출 특성 등을 고려할 경우, 아직도 넘어야 할 기술적인 장벽이 높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전망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한, 미래 수송용 연료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고려할 경우, 가솔린과 디젤 연료의 개선 및 대체 연료의 개발과 병행하여 고효율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 분야도 간과할 수 없으며, 다양한 CO2-neutral 재생에너지의 수송용 연료 활용을 위한 엔진 및 연료 기술 개발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